평균적으로 한 가정에 태어나는 아이가 5~6명 이상인 곳이 있다.
저출산으로 인구소멸로 가고 있는 한국에서는 1960년대 이전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낳기 위해 여자는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않고 17세가 넘으면 바로 결혼시켜 버린다.
여자는 책을 읽어서도 춤을 추어서도 노래를 불러서도 안되며
오직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만으로 자신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집단이 뉴욕의 한 복판 브루클린에 존재한다면?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다.
철저히 유대교의 신앙과 율법에 따라 삶을 살며 현실의 문명과 지식 그리고 유행은 전혀 접할 수 없는
폐쇄적인 그들만의 집단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유대교의 하레디,
영화에는 뉴욕의 한복판 브루클린에 거주하고 있는 그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유대교인 하레디는 2차 대전 나치들의 홀로코스트로 인해 목숨을 잃은 600만 명의 유대인들의 숫자만큼
자손을 번성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남자들은 광신적인 신앙와 율법에 얽매어 공부 외에 별다른 직업을 가지지 않으며
여자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존재의 의미가 있다.
그로 인해 인구증가가 두 세대만에 엄청난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비 하레디 유대인드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세금으로
아이의 숫자에 해당되는 육아지원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만일 아이를 낳지 못하면 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남편은 직업이 없기 때문에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아이는 하레디의 미래이자 유대인들의 미래이며 곧 이스라엘의 운명인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 에스티는 바로 이 사회에 속한 여성이며
그녀 역시 별다른 교육을 받지 못했고 평생 뉴욕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를 떠난 적도 없으며
어린 나이에 중매로 남편을 만나 오직 그의 아이를 낳는 것에 삶의 목적을 두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녀가 속한 하레디의 방식이다.
<< 그리고 베를린에서 리뷰 >>
나치가 유대인들의 홀로코스트를 결정한 반제회의가 열렸던 곳이 바로 베를린 남서부에 위치한 반제이다.
"호수는 죄가 없잖아!"
호수로 뛰어드는 독일 친구를 따라 에스티도 호수로 걸어 들어간다.
영화 그리고 베를린에서 가장 짜릿한 감동을 받았던 장면이 바로 에스티의 호숫가 수영이었다.
하레디의 율법과 전통에 따라 결혼하면 남자는 구레나룻을 기르고
여자는 삭발을 해서 가발을 쓰거나 머리에 두건을 쓰는데
에스티는 자신을 옭아매고 있던 답답한 가발을 벗어던지고 그녀의 민낯을 그대로 호수에 풍덩 빠진다.
그것은 바로 에스티가 이제 막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곳으로 향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 통제와 억압뿐인 뉴욕 브루클린을 떠나 그리고 베를린으로 >>
맹목적이며 광신적인 종교적 이유로
평생 억압과 속박 그리고 보이지 않는 통제를 받아온 에스티
베를린 공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바깥 풍경을 보면서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평생 자라온 곳만이 세상의 전부는 아닐 거라고
나는 그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거라고
자신의 선택을 믿었기에 용기를 내어 큰 결심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 나는 베를린에 있다.
<< 하시디즘 유대인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고 만다. >>
에스티는 유대인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고 있다.
아버지는 변변한 직업도 없으며 술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어머니는 에스티가 어릴 때 유대인 공동체를 떠나 독일 베를린에 살고 있다.
그런 이유들로 에스티에게 좋은 혼처가 들어온다.
그 혼처를 마다하면 에스티 역시 하시디즘 유대인 공동체에서 낙오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에스티는 반드시 자손을 낳아야 한다.
아이를 많이 낳고 기르는 것이 에스티가 낙오자가 되지 않고 그들의 공동체 안에서
그녀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샤피로 가문의 며느리가 될 여자인가?
장래 시어머니가 될 사람은 약속된 장소에서 에스티의 모든 것을 지켜본다.
그녀의 외모뿐만 아니라 집안까지 샅샅이 조사를 마친 뒤 그녀를 샤피로 가문의 일원으로 맞아들인다.
남편인 얀키는 부모에게 순종적인 전형적인 하레디이다.
형과 함께 뉴욕에서 보석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대로 넉넉한 집안에
많은 식구들과 대가족을 이루며 율법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유럽에 가서도 랍비들의 무덤만 보고 왔다는 얀키.
그런 그에게 에스티는 묻는다.
"그 멀리 유럽까지 가서 고작 무덤만 보고 왔어요?"
<< 그리고 에스티를 찾아 베를린으로 떠나는 남편 >>
여자는 무엇을 배워서도 악기를 다뤄서도 안된다는 율법에
아내가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얀키.
그리고 에스티가 임신한 사실도 알게 된다.
아이가 무엇보다 중요한 그들에게 에스티와 아이를 찾아 다시 뉴욕으로 데려오는 일을
하시디즘 공동체 전체가 나선다.
얀키의 사촌이지만 모이셰가 동반을 하는데 그는 얀키와 달리
세상물정을 이미 터득하고 많은 빚에 시달리다 다시 공동체로 돌아온 방탕아이다.
<< 그리고 베를린에서 >>
에스티는 눈물을 흘린다.
베를린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남학생을 도와주다가 듣게 된 연주회 연습.
피아노만 몰래 쳤던 에스티에게 그들이 보여준 하모니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에스티는 결심한다.
그리고 베를린에서 나는 음악을 공부할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두 번째로 능동적인 선택을 한다.
가발을 벗어던진 에스티
이제부터 그녀의 삶은 또 어떤 선택지를 만나게 될까?
광신적인 종교와 억압적인 여성의 삶
그것이 주는 작고 소박한 공동체의 안락을 버리고
혼자 홀연히 베를린으로 떠나는 에스티
그녀의 여정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감정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에스티가 피아노를 마주하고 감동에 젖는 장면은
그녀가 떠난 이유를 그리고 지금 베를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4부작으로 길지 않은 스토리지만
계속해서 에스티의 베를린행을 지켜보게 되는 것은
한 여자로서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고 지금 바로 행동하는 그녀에게 공감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무엇을 결정해야 하고
어디로 떠나야 하고
그리고 행동해야 하는데
몹시 주저하고 있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영화이다.
지금 베를린에서
지금 여기에서
바로 행동해야 한다.
<< 바이 루이드로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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