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크리스마스 전에 상영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
그 당시 흥행과 인기를 모두 잡고 있던 두 배우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아
크리스마스에서 시작해 신년까지 이르는 마법 같은 일주일의 사랑을 열연했다.
스토리가 비현실적이고 너무 감상적이며 여 주인공의 행동이 충동적이고 상식 밖이라
보는 내내 황당함을 경험하게 되겠지만
90년대 미국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의 트레일러 >>
<< 약한 스포일러가 있어요 >>
<< 90년대 미국의 문화 ..>>
요즘도 아주 가끔씩 전화로 연결해서 시청자들과 통화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버스 안에서 들을 수 있지만
90년대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라디오가 최고였다.
실시간 채팅 앱이 없던 시절
서로의 얼굴도 모르고 그냥 주소와 간단한 신상만으로 믿고 나누던 통화..
라디오에서 송출된 각자의 사연에 많은 애청자들이 안타까워하고 즐거워하기도 했던 순수의 시대였다.
1990년생부터 전혀 낯설 것 같은 다이얼 혹은 버튼식 전화기
스마트폰에 있는 전화기 모양의 앱의 오리지널 디자인인데 왜 이 디자인을 쓰는지 모르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제 빈티지 카페나 황학동 만물상에 가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전화기..
얼굴을 볼 수 없고 그저 목소리만으로도 안부를 전하던 시절의 아련한 그리움이다.
90년대 회의에는 스마트폰도 없고 화상 회의도 없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실적 리포트와 회의 기록만으로 미팅을 하던 시절..
볼펜과 수첩은 필수이며 각자 커피를 따라 마시는 개인 컵도 필수!
우체부 아저씨가 직접 배달해 주는 많은 편지들
메일이 활성화되기 한참 전의 시절이라
모든 우편물들은 직접 우표를 붙여 우체국이나 우체통에 넣어서 몇 날 며칠을 걸려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
지금은 우체부 아저씨들이 있어서 아파트 현관에 마련된 우편함에 넣고 그냥 가버리시지만
저 당시에는 서로 얼굴을 보면서 우편물을 전달받고 간단한 음료수를 건네기도 하면서 안부를 물었던 낭만적인 시절의 이야기
전화를 걸기 위해 몇 번을 망설여야 하던 시절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큰 맘먹고 돌린 다이얼
상대방이 받으면 금방 끊어버려도 나의 전화번호 기록이 남지 않던 아날로그 기계의 시대
<< 1957년 개리 그란트와 데보라 카가 주연했던 영화 "러브 어페어 " >>
서로의 약혼자가 있는 상태에서 만나
밸런타인데이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그들이
결국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서 파생된 오해를 극복하고 다시 맺어진다는
불륜을 지극히 아름답게 미화시킨 로맨스...
'러브 어페어"의 장면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삽입되어
주인공인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만나게 되는 복선이 된다.
그리고 DOS를 기반에 둔 286 컴퓨터
도스 명령어를 넣고 검색어를 넣어서 검색하는 시대...
도스 명령어를 외워야 컴퓨터 정보 처리 기사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도스로 운영되는 286 컴퓨터를 이용해서 비행기 티켓을 발권하는 영화속의 꼬맹이들
깜찍한 대사와 어른 못지 않는 IT활용 지식은 놀라웠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DOS로 운영되던 시절....
그 시절의 아날로그와 테크놀러지 그리고 디지털 되기 바로 직전의 여유가 그립다.
아직도 난 가끔씩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티켓을 발권하고 캔슬하고 호텔을 예약하던 115년전이 그립다.
지도를 보면서 길을 찾던 시절
지도를 읽을 줄 알아야 먼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아니면 지나가는 사람이나 현지인들에게 일일이 차를 세워서 길을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마저
사람과 사람의 온정이라고 생각하게 만들던 시절
<< 90년대 초반의 패션 >>
맥 라이언이 입었던 길고 긴 롱 트렌치코트
부드러운 폴리에스테르와 레이온 소재로 만들어져서 자연스럽고 우아한 주름이 생기는 트렌치코트이다.
그 당시 한국의 유명한 여성 브랜드인
논노 , socie, 톰보이, 영우 등에서 너도 나도 출시했던 코트 디자인이다.
맥 라이언이 입은 재킷 스타일도 유행이었다.
어깨는 심지를 넣어 각지게 디자인했지만
허리는 잘록하고 밑단은 살짝 벌어지며
카라 디자인은 우아하게 처리된 아르마니 스타일의 재킷으로
90년대 슈트 디자인은 거의 아르마니가 유행을 선도했다.
<< 맥 라이언이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입었던 코트와 자켓 디자인 >>
견장이 달린 묵직한 더블 브레스트 트렌치 코트가 유행이었다.
90년대의 코트는 지극히 클래식했고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오래 입을 수 있는 견고한 스타일이 대세였다.
그래서 그 당시의 패션은 실용적이었고 일상적이었으며 과장이나 스트리트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등장한 맥 라이언이 입었던 트렌치 코트는
2018년 가을부터 현재 2019년 가을 겨울에도 여전히 유효한 패션 트렌드이다.
무릎을 덮는 긴 기장과
어깨에 달린 견장
바람을 막아주는 더블 브레스트
조직이 촘촘한 코튼인나 울 소재로 만들어진 가을과 겨울을 대표하는 트렌치 코트는
묵직하고 클래식하다.
오랫동안 입고 나서 몇년 묵혀 두었다가 다시 꺼내 입어도 이런 스타일과 디자인은
클래식한 멋과 맛으로 어색한 느낌이 전혀 없을 것 같다.
컬러는 뉴트럴 계열인 베이지와 카키가 대세이다.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처럼 무거운 컬러인 진 카키나 진 회색 , 네이비보다는
2019년 20년 가을 겨울에 유행할 트렌치 코트의 컬러는
보다 밝고 자연스럽다.
2019년 가을 겨울에 유행할 자켓 디자인은
90년대의 레트로스타일을 많이 반영한 느낌이다.
심지를 넣은 넓고 견고한 어깨 실루엣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벨트나 다아트 dart) 라인
넉넉하고 풍성한 사이즈는 중성적인 시크함을 뿜어낸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가기 위해
록펠러 센터를 나오는 맥 라이언
사각의 옐로 캡이 복고적이고 인상적이다.
전망대 앞에선 맥 라이언 그리고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톰 행크스...
톰 행크스의 영화 속 패션은 단조롭기까지 할 정도로 몇 벌 보여주지 않지만
맥 라이언은 실용적인 90년대의 아이템들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해피엔딩
90년대의 코미디 로맨스 드라마이다.
90년대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복고스러운 아이템들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지만
감동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 그냥 그랬구나... 그런 시절이었구나 가볍게 생각하면서 감상하면 좋을 작품 "
https://designerrui.tistory.com/12
https://designerrui.tistory.com/14
<<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의 마법같은 일주일이라...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 , 애나의 가을 겨울 롱 트렌치 코트만 기억에 남는다. >>
<< By 독디루이 (독한 디자이너 루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