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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인 패션

털 있는 물고기 모어, 올 해 본 가장 아름다운 영화 ,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모지민, 그는 드래그 퀸으로 세상에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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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퀸

과장되게 다른 성별로 치장하는 스타일을 말한다. 

다른 것을 끄집어내는 뜻을 가진 DRAG와 여왕의 QUEEN이 합쳐진 드래그 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지민은 바로 드래그 퀸으로 살아가는 배우이자 무용가이다. 

극적으로 디자인된 튜튜를 입고 수많은 구슬과 스팽글로 디자인된 드레스와 깃털로 장식된 헤어 캡을 쓴 모지민은 

자신을 털이 있는 물고기 즉 모어 라고 부른다. 

 

1978년생

아버지가 선물로 준 이상은은 담다디를 너무 좋아해서 소풍을 갈 때마다 학예회가 열릴 때마다

놓치지 않고 춤을 춘 모지민 

춤 신동이라 불리면서 한국예술 종합학교에 입학을 하고 

그리고 그 후 얼마 뒤 

...

선배로부터 " 여성성을 버리고 남자답게 "라는 훈계를 듣고 세상에 벽과 마주하게 된다. 

그는 발레리노가 아니라 발레리나로 살고 싶었다. 

 

 

이태원의 지하 클럽 트랜스에서 

뉴욕 전위예술의 메카인 라 마마 극장 무대에 서기까지 

드래그 퀸으로 아티스트로 살아 있는 전설이 된 모지민

영화 속의 모지민은 절대로 감정을 자극해서 억지 눈물과 동정을 호소하지 않는다. 

그는 그의 일상과 사랑 삶과 애환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웃으라면 웃고 

울라면 울고 춤추라면 춤추고 지긋지긋하다던 모지민은 

음악만 흐르면 바로 날아다니는 바로 끼순이다. 

영화 모어의 음악감독을 맡은 이는 끼순이의 친구 이랑이다. 

자영업자로 살기로 해서 유명해진 뮤지션 이랑의 발표작인 

너의 리듬, 가족을 찾아서,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등과 더불어 담다디, 서기 2000년, 아 대한민국 등 

한 번쯤 들어봤을 대중가요들을 적절한 장면에 배치해서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역동적이며

모지민의 보는 즐거움과 이랑의 듣는 즐거움이 극대화된다. 

특히 아 대한민국이 흐르는 광화문 장면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했다. 

 

아버지가 빚을 내서 사주신 100만 원짜리 발레복을 입고 부모님 앞에서 30년 만에 춤을 추는 모지민

아버지와 어머 지는 그를 그 자체로 바라보고 그의 재능을 키워주셨다. 

농사짓는 촌에서 왕따라는 것이 없이 그저 춤 신동으로 불리면서 자란 그가 

한예종에 입학하면서 다르다는 것에 얼마나 많은 애환과 좌절을 겪었을까?

아버지에게 들려주는 모지민의 낮은 목소리는 듣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과의 우정 

오랜 연인인 제냐와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이어지는 삶

그리고 발레리나도 발레리노도 포기하고 지하 클럽에서 드래그 퀸으로 살고 있는 애환

뉴욕의 라 마마에 서기까지 그의 투쟁적인 삶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오래 여운으로 남았다. 

 

 

남과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을 아직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 던진 그의 아름다운 투쟁

몸으로 곡선으로 몸부림으로 모지민은

화려한 조명 아래서 

논두렁에서 

눈 쌓인 산에서 

광화문에서 

지금도 춤으로 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너무 아름다운 영화가 대작(?)들에 밀려 상영관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BTV로 11000원을 결재하고 불 꺼진 거실에서 훌쩍이며 감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바라본 모지민의 춤사위 

그의 격렬한 춤사위는 한풀이처럼 나의 둔탁한 감정을 건드리고 나도 어느새 그의 팬이 되어 

같이 울고 웃고 사랑하고 넘실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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