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올림픽
웰터급 복싱 결승전이 끝나고 심판의 손이 한국 선수인 박시헌을 들어 올렸을 때
상대방인 미국선수는 물론 지켜보던 관중들은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나 금메달리스트가 확정되자 그들보다 더 놀란 사람이 있었는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시헌 선수였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금메달에 당황했으며 시상대에 올라서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도
마음 놓고 기쁨의 눈물과 환호를 짓지 못했다.
그렇게
한국 복싱역사상 마지막 금메달리스트이며 한국 복싱을 퇴보시킨 장본인이 된 박시헌 선수!
자국에서 개최하는 서울 올림픽이라는 잇점을 살린 심판매수를 의심받아
국제위원회에 제소되고 1997년 심판매수가 아니라 당시 국가 간의 메달 경쟁이 치열했던 상황에서
동독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심판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억울함은 조금 풀렷지만
그런 나 그는 후에 이런 인터뷰를 남겼다.
"차라리 은메달을 땄으면 평생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겁니다. "
각종 비난에 시달리며 평생을 살은 박시헌 선수의 이야기가 1988년 이후 30년이 더 흐른 뒤 영화로 개봉되었다.
<<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 복싱 마지막 금메달리스트가 된 박시헌 선수 >>
금메달 시상식 현장에서도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고
KBS, MBC등 메인 뉴스에 연일 보도되는 등 개인이 겪기에는 너무 힘든 일들이 몰아치자
결국 박시헌 선수는 은퇴를 결심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감독직으로 다른 인생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 후에도 연금 도둑이니 빼앗은 짝퉁 금메달리스트니
여론과 주변 지인들 그리고 복싱 관계자들의 시선은 그를 늘 주눅 들게 했으며 평생을 죄인처럼 살아가게 만든다.
그의 이야기가 영화 카운트에서는 다소 가볍고 코믹하게 그려졌지만
실제 인터뷰를 보면 그의 마음고새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 통쾌한 복싱 영화 카운트 >>
시간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10년이 지난 1998년 부산 진해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박시헌이 등장한다.
교칙 위반한 불량 청소년들을 계도하는 학생 주임이면서
자신을 이해해주는 마눌님과 장난꾸러기 귀여운 아들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박시헌 선수
불량 기를 고치고 싶어 복싱을 너무 하고 싶은 소년
힘 있는 지역 유지 아버지를 둔 복싱 선수에게 승부 조작을 당하는 소년
삼인조로 몰려다니며 사고란 사고는 다 치는 소년들
서울에서 전학온 몸만 좋은 소년
이렇게 6명의 진해고등하교 학생들을 모아 복싱부를 만들게 되는 박시헌
아이들과 복싱 연습을 하고 지옥 훈련을 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감초들의 연기도 좋고
배우들도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복싱을 배운 듯 가벼운 발 스텝과 내지르는 펀치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는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대사는 명료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도 심플하다.
박시헌 선수도 본인의 억울한 과거에 묶여 있지 않으며 복싱을 시작한 소년들에게
어물쩡 훈계를 늘어놓거나 교화의 과정을 거치는 청소년영화를 만들지도 않는다.
진해의 봄
흐드러지는 벚꽃처럼 아름다운 청춘이 복싱을 만났고
복싱을 통해 성장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박시헌 선수의 개인사와 잘 버무렸다.
복싱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된 소년들의 우정도 명랑하고 경쾌하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복싱을 통해 배운다.
복싱을 통해 하나가 되고 드디어 값진 승리를 얻게 되는 박시헌 선수와 진해중앙고등하교 아이들
영화는 곳곳에 숨은 감초들의 명 연기와
코끝이 찡해지는 스포츠맨십의 대사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가 끝나고 등장하는 실제 박시헌 선수
<<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근황 >>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는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박시헌 선수의 결승 경기에
한국 측으로부터 어떤 심판 매수도 없었음을 최종 결론 내렸다.
그리고 박시헌 선수는 심판 매수로 얻은 금메달리스트라는 불명예를 어느 정도 벗게 된다.
모교에서 지도자로 제자들을 가르치던 박시헌은 2001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진짜 금메달을 후배들에게 안겨 주는 선배가 되기 위해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코치
2013년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는다.
그리고 박시헌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총감족직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진짜 금메달을 향한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제주 서귀포 시청 복싱팀의 선수들과 함께 복싱 인생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반가운 근황
도둑질로 얻은 금메달리스트라는 오명에 오랜 시간 시달렸지만
결국 오명을 벗고 감독직으로 후배들을 양성한 인간 승리를 보여준 박시헌 선수
그리고 감동적인 대사
영화 카운트의 전체적인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대사이다.
" 이 복싱이라는 건
다운당했다고 해서 끝나는게 아니다.
다시 일어나라고 카운트를 10초나 준다.
너무 힘들고 고되면 엎어진 그 자리에서 조금만 누워 있어라
그리고 숨이 다시 돌아오면
그때 딛고 일어나 다시 싸우면 된다. "
박시헌 선수의 몰랐던 진실과 왜곡된 사실
그리고 복싱을 향한 소년들의 투지와 복싱이라는 스포츠의 매력
배우들의 열연과 감동적인 인간 승리의 스토리
그리고 감초들의 도저히 웃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연기까지
기분 좋게 보고 감동으로 끝나는 영화 카운트
지금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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